지난 석 달간 전국을 뒤흔들고 있는 이름, 명태균. ‘명태균 게이트’로 인해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김영선 전 의원 공천개입 의혹이 불거졌다.
모두가 그의 말에 주목하는 가운데, PD수첩은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명 씨와 함께 일했던 강혜경 씨와 김태열 씨, 그리고 최측근 B 씨를 만나 명 씨의 정체를 물었다.
‘명태균 게이트’는 핵심 증인 강혜경 씨의 폭로로 시작됐다. 2013년 강 씨는 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여론조사 업체에 취직했다. 김영선 전 의원은 경남 지역의 정치 사정을 알고자 명 씨를 찾아갔고, 명 씨는 강 씨를 김 전 의원에게 소개했다. 그렇게 강 씨는 김 전 의원의 비서관이자 명 씨의 실 소유 회사 ‘미래한국연구소’를 오가며, 명 씨와 김 전 의원을 지켜보게 되었다.
여론조사 돌리는 거 하고 있어요? (중략) 그거 좀 빨리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. 아까 윤 총장 전화했는데 궁금해하더라고._명태균, 21.9.30 강혜경과의 통화 녹취 中
더불어민주당을 통해 윤 대통령의 육성이 담긴 녹취가 공개되면서, 강 씨의 주장에 힘이 실렸다. 만약 윤 대통령 부부가 명 씨의 부탁으로 김 전 의원의 단수 공천을 준 것이 사실이라면, 이는 명백한 당무 개입이다.
강 씨는 2021년 9월부터 축적된 4,000여 개의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. 일부 녹취에서는 명 씨가 여론조사 조작을 지시하는 정황도 발견되었다. PD수첩은 실제로 미래한국연구소의 보고서가 조작되었는지 알아보고자, ‘미래한국연구소 미공표 여론조사 보고서’ 23건의 로데이터(raw data)를 분석했다. 그 결과 특정 연령대의 응답자 수를 인위적으로 늘리는 등의 수법으로 실제 후보들의 순위를 조작한 정황을 발견할 수 있었다.
이런 조작에 의한 여론 조사의 왜곡, 이것들이 퍼지면 1% 안팎으로만 영향을 미쳐도 당시에 워낙 박빙 승부가 예상됐었기 때문에 당락을 가를 수도 있는 거죠._이택수 ‘리얼미터’ 대표
PD수첩은 취재 중 2021년 6월 26일 명 씨와 함께 윤 대통령 부부의 사저 아크로비스타에 갔었다고 주장하는 명 씨의 측근 B 씨를 만났다.
6월 26일은 윤 대통령이 검찰 총장직을 사퇴하고 정치 참여 선언을 하기 3일 전이다. B 씨는 그날 명 씨가 아크로비스타에서 윤 대통령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. 윤 대통령에 대한 명 씨의 도움이 김 전 의원의 공천으로 이어진 것일까?
PD수첩은 명 씨가 평소 친분이 있다고 주장했던 이준석 의원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사무실을 찾아갔다. 그들은 명 씨와 윤 대통령의 관계를 어떻게 평가할까? 놀랍게도 두 정치인은 명 씨에 대해 유사한 진술을 했다.
처음에 대통령이 저를 만나자는 게(연락이) 명태균 통해서 왔어요._이준석 의원 인터뷰 中
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직전,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의 메신저 역할을 자처했다는 것이다. 윤석열 후보의 당선 과정에서 명 씨의 역할은 무엇이었으며, 윤석열 정부에 있어서 명 씨의 역할은 무엇이 될까?
MBC PD수첩 1442회 ‘명태균 게이트, 그 시작과 끝’은 26일 오후 10시 20분 방영된다.
이하얀 기자 lhy@bntnews.co.kr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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